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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인 인터뷰] -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유주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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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끝으로 움직이는 세상을 개발해요!

소프트웨어엔지니어 유주완

유주완은 고등학교 때 대한민국 시내버스 이용자들의 필수 앱을 만든 스타 프로그래머다. 빌게이츠가 컴퓨터로 새 장을 열었고 스티브잡스가 스마트 모바일로 생활을 바꿔놨듯이, 그는 사람들에게 좀 더 나은 삶을 열어주는 존재가 되기를 열망한다. 전세계 앱시장 100조원 시대, 오늘도 우리는 손끝으로 세상을 움직이며 살아간다.


26세 청년 유주완. 고등학교 때 대한민국에서 가장 성공한 앱 중에 하나인 ‘서울버스’앱을 개발한 그는 현재 미국 산타모니카에서 소프트엔지니어로 일하고 있다. “앱 뿐만 아니라 생활을 편리하게 해주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개발하고 있어요.”

그가 처음으로 컴퓨터를 접한 것은 초등학교 3학년 때였다. “컴퓨터교실에 좀 다니긴 했지만 거의 인터넷 검색을 통해 스스로 컴퓨터 공부를 했습니다. 공부할수록 한글 문서는 정보가 부족해서 영어로 된 문서까지 봤죠. ‘서울버스’도 인터넷 검색을 통해 애플 언어를 배워서 개발했습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개발한 ‘서울버스’는 누구에게 선보일 용도는 아니었다. “밤새며 컴퓨터하고 아침에 허둥지둥 정류장으로 뛰어가면 버스를 탈지 놓칠지 복불복이었어요. 그때도 서울시에서 ARS로 버스 도착정보를 서비스하고 있었는데, 전화 걸어서 메뉴를 누르고 들어가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고 불편했어요.”

그래서 좀 더 편하게 쓸 수 있도록 아이팟 터치용으로 개발에 나섰다. 하지만 막상 앱을 개발하고 보니 다른 사람들도 같이 쓰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 말고도 많은 사람들의 불편을 해소해 줄 수 있을 것 같아 앱스토어에 올렸습니다.”

마침 개발을 마치고 등록 신청을 할 때가 11월말이었다. 때마침 국내에 아이폰이 12월 1일부터 출시되었다. 아이폰을 사려고 줄을 서있는데 앱이 등록되었다고 메일이 왔다. “이런 걸 운이라고 해야 하나요. 아이폰을 사서 제일 먼저 서울버스 앱을 깔고 옆에 기다리던 사람들에게도 써보라고 추천했습니다. 사실 제가 1호 다운로더인 셈이죠.”

그날 집에 가서 앱스토어에 들어갔더니 당일 한국 1위에 올라갔다. 그는 너무 놀랐다. “1주일이 지나도 1등이었어요. 팬레터도 많이 받았죠. 신기하기도 하고, 부담도 되더군요. 매스컴에서 인터뷰도 나오고 하니까 그동안 컴퓨터 많이 한다고 제재하던 부모님께서 저를 믿어주시게 되었죠.” 시간이 좀 지나서는 고객민원을 많이 받기도 했다. 데이터가 맞지 않는 건 그의 몫이 아닌데도 왜 안 맞느냐. 버스 놓쳤다는 원성을 들을 때면 스트레스를 많이 받기도 했다. 

삶의 효율성을 높여준 만큼 수십만 명이 넘는 사용자가 이 어플을 사용했다. 유료화나 광고에 대한 유혹이 많았을 텐데, 공공에 무료로 개방한 이유는 뭘까? “유료로 팔았으면 얼마를 벌었을까, 고집부리지 않고 광고를 넣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고민도 했었습니다. 돌이켜보면 처음에 이익을 창출하고자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인기를 얻게 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중고등학교 때 개발한 프로그램과 앱 등 실기와 수상경력을 통해 수능을 보지 않고 연세대학교 글로벌공학부 IT명품인재 수시전형에 합격했다. 행운의 사나이에게는 상복도 따라오는 법. 2010년 독일 라이프치 국제운송포럼 젊은 발명가상 특별상, 2010년 대한민국 인재상, 2011년 서울특별시 교통문화상, 2014년 대한민국 혁신대상 창조혁신상을 수상했다.

유주완 소프트엔지니어는 현재 미국회사에 다니고 있다. 한국에서 창업도 했었고 이미 잘 됐고, 상도 많이 받고, 고액연봉 제안도 있었을 거 같은데 굳이 미국에 간  이유는 무엇일까? “사람들의 생활습관과 생활패턴 등을 좋은 방향으로 바꿀 수 있는 그런 걸 만들고 싶어요. 그러기 위해서 지금 새롭고 다양한 경험을 쌓고 안목을 넓히기 위해서 멀리 나가있는 거죠.”

안정된 대기업을 놔두고 미국의 신생 벤처기업에 간 이유는 혁신적 기술과 아이디어를 보유한 그곳에서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수많은 위인들의 이야기를 보면서 느낌 점은 그들은 누구를 따라하는 것이 아니라 모두 자기만의 길을 갔다는 거예요.”

그는 앱이 성공하려면 이용자의 필요성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용자는 자신이 잘 활용할 수 있는 것,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을 찾는다. 예를 들어, 지도에서 길찾기 기능을 개발한다면 위도, 경도를 정확히 넣어서 이를 잘 계산해서 보여주는 것이 훌륭한 개발일 수 있다. 하지만 실제 이용에서는 그렇지 않다는 것.   “사람들은 좌표에서 좌표를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좌표 인근의 건물에서 다른 건물이나 상점을 찾아갑니다. 그 건물에 무엇이 있는지, 건물 이름은 무엇인지가 더 중요하죠. 도착지가 극장이면 그 극장에서 자기가 보고 싶은 영화가 하는지 아닌지도 궁금할 거예요. 사람들이 이걸 어떻게 쓸지를 먼저 고민해야 좋은 서비스가 나옵니다. 이런 의미에서 개발자들이 인문사회학을 배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서비스는 바로 ‘인간의 니즈(Needs)’로 부터 나오니까요.” 

많은 사람들이 유용하게, 편안하게 쓰는 것이 수익보다 먼저라는 그는 주커버그도 수익을 먼저 고민하지 않았다고 말한다. “이용자의 니즈에 맞추다보면 자연스럽게 수익은 따라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앱 개발을 하려면 우선 무엇을 만들지가 선행되어야 하고 기술 쪽에 부족한 점은 공부하면서 수많은 핸드폰 종류에서 잘 돌아가는지 테스트도 해봐야 한다. 실제로 큰 앱 서비스 회사에서는 핸드폰 기종을 다 구비해두고 테스트를 한다고 한다. 앱스토어에 올려 사용자가 다운 받은 뒤에도 생각지도 못한 에러가 발생하거나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는 등 뒷작업도 만만치 않다. 무료 앱은 수익금이 없고, 유료 앱은 앱스토어에 따라서 분배비율이 달라진다. 

미경제전문 사이트인 CNN MONEY 보도에 따르면 미국 내에서 올해 최고의 직업에 모바일 앱개발자가 뽑힌바 있다. 연봉은 높은 연봉 순위에 오르지 못했지만, 높은 만족감과 함께 스트레스가 적고 수요가 크게 늘면서 전망이 좋다는 점이 높게 평가된 것이다. 그런데 유주완 소프트엔지니어는 이 일이 생각보다 스트레스가 많다고 털어왔다. “작업 중 문제라도 발견 되면 골머리 아프죠. 물론 그게 해결되면 그 쾌감은 말로 표현할 수 없어요.”

모바일 앱은 데이터나 배터리가 많이 사용되지 않도록 최적화하는 작업이 어려운데,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아 슬럼프에 빠질 때도 있다. 그럴 땐 요리를 즐기고 음악을 들으며 스트레스를 푼다. 개발자라는 직업 특성상 모여서 회의하고 협업하는 경우도 있지만, 집에서 혼자 일하는 자유가 있으니까 기분을 전환시킬 수 있는 장소에 찾아가 일하기도 한다. “컴퓨터만 있으면 어디서든 일이 가능하니까요!”  무엇보다 다른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만든다는 재미가 가장 크다.

현재 IT쪽에서는 미국 내 인력으로 충당이 안돼서 해외 인재들을 뽑고 있다. 요즘에 아이티 업계 쪽은 취업비자도 잘나오는 편이다. 따라서 이 분야를 준비하고 있다면 해외취업을 생각해보는 것도 좋겠다고 조언한다. 

“앱 개발과 관련된 전공인 컴퓨터 공학과, 소프트웨어과, 게임제작학과 등 요즘 새로 생겨난 과들도 많이 있어요. 그런데 꼭 그곳에 들어가야만 앱을 만들 수 있고 소프트엔지니어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프로그램 만드는 법만 알고 있다면 누구나 자신의 아이디어로 앱을 만들 수 있죠.”

그는 성공하는 앱을 개발하기 위해서 제일 중요한 것은 타이밍이라고 한다. 좋은 아이템이 적절한 시기에 개발되어야 히트를 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생활이나 전문 영역에서 필요한 앱이 있다면 일단 부딪혀 만들어 보세요. 기술적인 부분은 공부하면 얼마든지 커버할 수 있습니다. 어렵다고, 모르겠다고 가만있으면 삶의 발전도 없어요!” 


(관련자료 : 워크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