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인 인터뷰] - 항공교통관제사 김선우
- 작성자김초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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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교통관제사 김선우
하늘의 교통경찰, 덕분에 비행기가 안전하게 다녀요
국토교통부 김포공항관리사무소 김선우 관제탑장
평소 질서정연한 도로 위 차량의 모습은 신호등과 교통경찰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그들이 없다면 곳곳에서는 교통사고가 나고 차량이 뒤죽박죽 뒤엉켜 무법천지가 될 것이다. 이는 비행기가 날아다니는 하늘 길에서도 마찬가지다. 비행기가 안전하게 다닐 수 있도록 하늘의 교통경찰 역할을 하는 이들이 바로 항공교통관제사다.
항공교통관제사란 어떤 직업이고 하시는 일과 관련해서 본인 소개해주세요.
항공교통관제사는 쉽게 말하면 하늘에 떠다니는 항공기를 교통정리 하는 직업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도로 위 차량과 교통경찰을 비교해 설명하면, 길거리에 있는 차량을 통제하는 교통경찰의 역할은 막중합니다. 신호등이 있지만 신호등이 없을 때는 교통경찰의 수신호가 교통상황을 좌우하기 때문입니다. 하늘에는 신호등이 없고, 교차로 등을 컨트롤하는 시스템이 없습니다. 대신 항법시설이나 계기시설, 규정 등이 있는데 항공교통관제사는 이것들을 고루 접목시켜 비행기가 안전하게 하늘을 다닐 수 있도록 교통정리를 합니다. 항공교통관제사라고 하면 크게 3가지 파트가 있습니다. 관제탑 관제, 레이더 관제, 항로 관제로 나뉩니다. 레이더 관제는 접근 관제와 출발 관제를 포함하고 있고요. 관제탑 관제는 출발과 끝을 담당합니다. 차량으로 설명하면 주차장에서 시동을 걸고 대로까지 가는 역할입니다. 대로에서 톨게이트까지 가는 것이 레이더관제이고, 톨게이트에서 고속도로까지 가는 것이 항로관제입니다. 내릴 때는 항로관제에서 접근관제, 그리고 관제탑 관제 순으로 출발할 때와 역순입니다. 저는 1996년 6월 국토교통부에 입사했고, 1988년 3월에서 1994년 3월까지 공군에서 항공관제 특기를 부여받아 일을 했습니다. 공항을 운영하는데 관제탑이나 관제사들의 역할은 막중해서 몇 년 전 프랑스 드골 공항의 경우 관제사들의 파업으로 항공기를 운항할 수 없게 된 사례도 있습니다.
공항에는 항공교통관제사가 반드시 있어야 하나요?
간혹 관제 업무를 제공하지 않는 공항도 있습니다. 관제사가 필요하지 않는다는 판단 하에 그렇게 조치한 경우입니다. 특수한 목적에 의해서 공항이 만들어졌든가, 비행기의 이․ 착륙이 거의 없는 공항의 경우가 그렇습니다. 일반 여객기가 들고 나지 않는 군공항도 마찬가지입니다.
어일을 시작하신 동기와 관련하여 특별한 계기가 있으면 말씀해주세요.
어릴 적 꿈은 지금과 전혀 관련이 없습니다. 은행원이나 교사 또는 교수가 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앞에서 잠깐 언급했듯이 공군에서 항공관제 특기를 부여받은 것이 이 일을 시작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사실 항공교통관제사는 아무나 할 수 있는 직업이 아닙니다. 항공교통관제사가 되려면 먼저 항공교통관제사 면장을 취득해야 하는데, 자격이 주어지는 경우는 군에서 관제경험이 증빙되는 사람, 한국항공대학교 항공교통학과에서 전공을 이수하고 항공관제실습 과목을 이수한 사람, 한국공항공사 직영으로 운영하는 항공기술훈련원이 있는데, 이곳에 입과를 해서 6개월 정도 훈련을 받으면 됩니다. 지금은 한서대학교도 추가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면장을 소지한 사람만 항공교통관제사가 될 수 있으니 문이 좁긴 합니다.
직업과 관련해 하루 일과는 대체적으로 어떻게 진행되나요?
항공교통관제사는 철저하게 팀별로 교대 근무를 합니다. 하루 2교대로 주간 근무팀과 야간 근무팀으
로 나뉩니다. 주간팀은 오전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야간팀은 저녁 6시부터 이튿날 오전 9시까지입니다. 중간에는 15분간의 브리핑 오버랩 시간이 있습니다. 그리고 관제탑에서 근무하는 최소 인원은 탑장을 제외하고 총 6명입니다. 6명인 까닭은 이․ 착륙 허가를 하는 로컬파트가 있고, 지상항공기를 관제하는 지상파트, 항공정보나 항로허가서를 담당하는 정보업무를 담당하는 포지션이 따로 있기 때문입니다. 근무시간은 최대 2시간입니다. 이유는 집중력 저하와 매너리즘 때문에 착각을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법으로 정해져 있습니다. 대부분 비행기가 비슷하게 이․ 착륙을 하지만 상황 상황이 많이 다릅니다. 바람 방향, 바람 속도, 활주로 상태, 조종사의 숙달 정도, 지상 교통 상황, 다른 항공기와 트래픽 상황 등에 따라 상황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때문에 고도의 집중력을 요합니다. 2시간 일하고 무조건 쉬어야 합니다. 이것 때문에 6명이 필요한 겁니다. 우리는 1시간에서 1시간 30분씩 근무를 하고, 30분에서 1시간 정도 쉬는 시간을 갖습니다.
일을 하며 이 일을 하길 잘 했다 하는 때는 언제인가요?
사실 하루하루가 항상 보람 있습니다. 하루가 사고 없이 지나가면 그 자체가 행복입니다. 언제 어느때고 사고가 날 수 있는 상황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에 항상 긴장감 속에 살고 있습니다. 늘 긴장 속에 사는 만큼 하루의 업무를 무사히 마치는 그 순간에 항상 안도합니다.
힘들고 지칠 때는 언제인가요?
우리 일은 사고가 없는 것이 기본 중 기본입니다. 따라서 기본을 잘 지켰어도 인정이나 칭찬을 받을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사고가 없고 잘 하는 것이 기본업무, 즉 당연합니다. 우리 모두 연연하지 않고 열심히 하는데, 사실 지켜나가는 게 쉽지 않습니다. 밤새서 교대근무를 한다는 것도 굉장히 어려운 일입니다.
Q7 가장 중요한 능력이나 자질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먼저 해당학교나 해당학과를 들어갈 수 있는 기본 실력은 갖춰야 하고 항공에 관련된 교양서적이나 기술서적 등을 읽으면 많이 도움이 됩니다. 영어 공부도 많이 해야 합니다. 문법보다는 대화위주의 스피킹 실력이 요구됩니다. 국제공항 같은 경우는 ‘EPTA’라는 항공 영어 구술시험이 있습니다. 이 시험에 패스해야 국제공항 관제사로 진급합니다. 정기적으로 3년에 한 번씩 시험을 보는데, 패스를 못 하면 관제업무를 못합니다. 일정 레벨이 안 되면 행정 업무로 내려가기도 합니다. 성격적으로는 차분한 사람과 맞습니다. 순발력, 자제력, 판단력도 필요합니다.
평소 더 나은 자기의 모습을 위해 노력하는 점은 무엇이 있나요?
특별한 것은 없습니다. 굳이 꼽자면 영어공부를 열심히 합니다. 영어 능력이 필요한 일이기 때문에 영어공부를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잘 한다는 것은 아닙니다(웃음). 영어 공부하는 것을 좋아하기도 합니다.
마지막에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제가 있을 동안 김포공항에서는 아무 사고가 없으면 좋겠습니다. 이것은 당연하고도 어려운 꿈입니다. 또 30년 넘는 경력의 퇴직한 분도 우리 일이 하면 할수록 어렵다고 말하기도 했는데, 저 역시 지금도 여전히 배우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일이 다 그렇겠지만요.
[청소년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기본기를 갖춰야 합니다. 공부는 당연히 열심히 해야 합니다. 참고가 될 만한 항공 관련 교양서적도 많이 탐독하세요. 그리고 꿈을 잃지 않고 계속 간직하고 유지하라는 말도 꼭 전하고 싶습니다. 꿈은 갖고 있다면 언젠가 반드시 이루어집니다. 꼭 그 꿈이 아니더라도 비슷한 일이라도 하게 되고 막연하게 그리던 모습과 닮아가게 됩니다.
항공교통관제사
항공교통관제사는 항공기의 안전한 이․ 착륙을 돕기 위해 비행기조종사에게 기상, 풍속 등의 정보를 제공하고 항공교통을 지휘한다. 관제탑에서 항공기의 이륙 및 착륙신고서를 확인하고 활주로와 공항주변의 기상상태를 점검한다. 이륙 및 착륙하고자 하는 항공기조종사와 항공기의 목적지, 항공기 상태, 연료의 잔유량 등에 대해 교신한다. 해당 항공기의 이·착륙 활주로, 예정시간, 순서 등을 배정하여 유도하고 이·착륙을 허가한다. 또한 접근관제소에서 운항중인 항공기의 위치와 고도 등을 확인하고 항로의 상태를 파악하여 고도의 상승 및 강하수준을 지시한다. 비상상황 발생 시 관련기관에 연락을 취하고 비상착륙방법 및 비상활주로에 대해 안내한다. 항공교통관제사는 고도의 집중력과 판단력이 필요하며 기상이변 등 상황에 대한 대처능력과 외국어 구사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작은 실수가 항공 사고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에 책임감이 필요하고, 항공통신장비 및 각종 첨단 장비를 사용하므로 기계 장비에 대한 흥미도 있어야 한다. 현실형과 탐구형의 흥미를 가진 사람에게 적합하며, 협조심, 자기통제 능력, 스트레스를 감내할 수 있는 성격을 가진 사람들에게 유리하다. 항공교통관제사가 되기 위해서는 전문대학 이상의 교육기관에서 관련학과를 전공하면 유리하다. 항공교통관제사가 되려면 먼저 항공교통관제사 자격증을 따야 하는데, 국내에는 한국항공대학교와 한서대학교에 관련학과가 있다. 또 일반인들은 한국공항공사에서 운영하는 항공기술훈련원에서 양성과정을 거치면 된다. 군인은 공군사령부에서 관제 특기를 받아 전문교육기관에서 교육을 받아야 한다. 건설교통부 지정 전문교육기관 등에서 항공교통관제사가 되기 위한 교육과 훈련을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