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자인터뷰]현직자가 알려주는 물류시장 현황과 미래
- 작성자안승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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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온)다들 해외 직구 많이 하시나요? 예전에는 소비의 범위가 국내로 국한되었다면, 최근에는 이커머스 시장의 발전과 디지털화로 인해 해외 상품을 손쉽게 구매할 수 있게 되었어요. 하지만 해외로부터 우리나라까지 상품을 가져오는 과정에는 국제 물류업체의 손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는 사실! 해외 직구가 많이 늘면서, 이런 국제 물류업체의 중요도가 더욱 높아지고 있는데요. 그래서 오늘은, 물류업계의 터줏대감이라고 할 수 있는 UPS의 김홍주 멘토님을 모셔봤어요.
김홍주 멘토님은 17년째 UPS에서 근속하시며 물류업계에서 쌓은 다양한 노하우를 지금도 잡온을 통해 학생들에게 전달하고 있는데요. 김홍주 멘토님께 물류업계의 현황과 미래에 대해 들어볼까요?
Q : 멘토님께서 현재 어디서 어떤 업무를 하시는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A : 저는 현재 UPS라고 하는 미국계 물류 회사에서 UPS 코리아의 영업부 부서장으로 활동하고 있고요. 4개의 팀으로 구성된 40명 정도의 직원들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Q : UPS라는 회사에서 오랜 경력을 쌓아오고 계신데요. UPS에 대한 간략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A : 먼저, UPS는 미국에 본사를 둔 국제특송 회사인데요. 국제특송이란, 우리가 흔히 아는 택배 배송을 국내가 아닌 국가 간 운송으로 진행하는 것을 말합니다. UPS는 1907년도에 설립된 아주 뿌리 깊은 물류 회사라고 할 수 있어요. 전 세계적으로 40만 명이 넘는 직원이 있고 한국에만 약 570명 정도의 직원이 있죠. 그리고 많은 물류 회사들과 M&A(인수합병)를 통해 포워딩 사업부도 함께 가지고 있기 때문에 국제 복합 물류 회사라고도 할 수 있어요.
말씀하신 것처럼, 저는 UPS에서 17년간 근속 중인데요. 보통 직장 생활을 하면 3~4년 정도에 업무에 대한 지루함 등으로 딜레마가 온다고 하죠. 근데 저는 그럴 때마다 운좋게도 계속 보직이 변경되었어요. 그래서 지루함을 느낄 수 있는 순간이 없었던 것 같아요. 3~4년 간격으로 계속 보직이 변경되다 보니, 한 회사에서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17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근속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Q : 17년간의 내공을 바탕으로, 현재 물류 시장의 현황에 대해 간단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A : 물류업계는 외부 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는 산업군인데요. 최근 코로나 팬데믹과 관련해서는 상승세를 타고 있는 산업군이라고 할 수 있어요. 수요는 늘었는데 공급이 수요만큼 늘지 않은 거죠. 그래서 이 덕분에 많은 물류 회사들이 성장하게 되었어요. 해운회사 같은 경우는 최대 300%까지 성장하기도 했고요. 화물 분야는 3배 이상의 매출 증가를 이뤘답니다. 저희 UPS도 코로나 기간 동안 120%의 성장을 이뤘어요. 하지만 이제 코로나라는 특수성이 사라진다면 물류업계에 한 번의 위기가 닥칠 것 같아요. 그래서 이 순간을 어떻게 슬기롭게 극복하느냐가 가장 큰 관심사랍니다. 그리고 또 하나는 지금 전 세계가 자동화, 로봇화 등을 이야기하고 있는데요. 물류는 고정비가 70% 이상을 차지하고, 그중 인건비만 40% 정도를 차지하는 분야예요. 그만큼 사람의 손이 많이 가는 일이라는 뜻이죠. 그래서 자동화가 된다고 해도 인력을 축소하기 힘든 영역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Q : 그렇다면, 물류시장의 미래에 대해 어떤 것이 기대되는지 알 수 있을까요?
A : 현재 한국 관세청 기준으로 봤을 때, 수출 물량의 약 50%가 B2C(기업과 고객 간의 거래), 이커머스, 역직구, 직구 등으로 변화되고 있고요. 또, 디지털 포워딩 같은 플랫폼 사업이 많이 성장하고 있어요. 그래서 전체적인 무역 패러다임이 제조업에서 전자제품 분야로 옮겨갔다면, 이제는 온라인적인 측면으로 많이 변화되었죠. 그래서 앞으로 물류 시장도 그에 맞춰 많은 부분이 온라인과 디지털적인 측면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보고 있어요.
Q : 현업에서 어떨 때 가장 큰 보람과 성취감을 느끼시나요?
A : 앞서 말씀드린 대로, 저는 보직이 자주 바뀌었는데요. 그중 가장 의미있는 보직 중 하나가 프로젝트 매니저였어요. 어떤 프로젝트를 하나 하면 거기에 대해 성취감을 많이 느끼는 것 같아요.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를 말하자면, 여러분들이 아시는 코로나 백신 운반 프로젝트인데요. 당시 국내 첫 화이자 코로나 백신 운반을 저희 회사에서 했었고, 제가 담당 총괄이었거든요. 그 프로젝트를 위해 6개월 간 일주일에 하루씩 밤을 새우면서 그 프로젝트를 관리했어요. 워날 긴급하고 민감한 일이기도 했고 다양한 기관과 협력해야 해서 쉽지 않았지만, 프로젝트를 무사히 끝냈을 때는 역사적으로 하나의 기록으로 남는 부분에 내가 서있었다는 생각에 정말 큰 성취감을 느꼈던 것 같아요.
Q : 반대로, 어려움을 느낄 때는 언제인가요? 어려움을 극복하거나 대처하는 멘토님만의 노하우도 궁금합니다.
A : 저는 항상 노력한 만큼의 결과가 안 나왔을 때 어려움을 느끼는 것 같아요. 인풋이 있으면 아웃풋이 있어야 하는데, 그게 없으면 정말 힘들죠. 대표적으로, 조직 내에서 어떠한 것을 하려고 계획을 세웠는데, 스스로 결정할 수 없는 부분들이 많을 때가 있어요. 프로젝트 하나를 하려면 5~6개 관련 부서의 동의를 얻는 절차가 생기거든요. 그럴 때마다 제 노력만큼 마음처럼 잘 안되는 느낌이 들어서 어려움을 느끼는 것 같아요.
이런 부분은 네트워킹을 통해 극복하려고 하는데요. 제가 해외 생활을 하면서 아시아 본사에서 근무하시는 분들도 많이 알고 지내다 보니, 나중에 어려움이 있을 때 메시지를 보내서 도움을 요청하기도 해요. 아는 사람에게 메시지를 받으면 그 사람의 요청을 우선순위에 둘 수밖에 없기 때문에, 어디서든 좋은 네트워킹을 많이 쌓으려고 하는 편이에요.
Q : 글로벌 물류회사에 입사하기 위해서는 외국어 실력이 중요할 것 같아요. 멘토님만의 외국어 공부 방법이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A : 일단, 외국계 회사다 보니 모든 문서 작업을 MS오피스의 프로그램을 사용해요. 그리고 모든 매뉴얼도 영어로 되어있죠. 그만큼 한국어는 잘 쓰이지 않아요. 영어가 의사소통의 기본이다 보니, 그걸로 인해서 업무에 지장을 주게 되면 외국 회사에서 일하기 힘든 것 같아요. 그리고 대부분 직급이 올라갈수록 직속상관이 외국인분들이 많은데요. 그래서 그분들과 소통하려면 영어실력은 더더욱 중요하게 요구된답니다.
이렇게 중요한 영어실력을 저는 호주 어학연수를 통해 길렀는데요. 어학연수 기간 동안, 호주에서 학교도 다니면서 영어 공부를 했어요. 제가 실천했던 효과적인 영어 공부 방법 중 한 가지를 말씀드리자면, 영어로 된 책이나 영화를 보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언어를 잘 하려면 빨리 읽을 줄 알아야 한다고 해요. 그래서 영어로 된 책이나 영화를 반복해서 소리내어 읽고 익히다 보면, 어떤 상황에 어떤 표현을 쓰는지 저절로 숙지 될 거예요. 저는 학창 시절에 Gladiator라는 영화를 100번 정도 보면서 영어를 익혔는데요. 처음에는 자막을 보면서 영어 표현들을 알고, 다음에는 자막 없이 듣고 따라 말하며 익히는 시간을 가졌답니다. 그러면서 영어가 귀와 입에 익으면 조금씩 응용하여 스스로 사용할 줄 아는 영어의 범위를 넓혀갔어요. 최근에는 넷플릭스 같은 OTT 서비스를 통해 미국 드라마나 영화를 쉽게 볼 수 있으니, 여러분도 이 방법을 꼭 실천해 보셨으면 좋겠어요.
Q : 취업을 위해 열심히 노력 중인 학생들에게 조언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A : 최근 저희 회사에서 일 년에 한 번씩 직원들에 대한 평가를 하는 시스템이 도입되었는데요. 저는 그런 평가를 할 때마다 가장 많이 보는 부분이 태도인 것 같아요. 지식이나 스킬은 공부를 해서 얻을 수도 있지만, 태도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거든요. 본인이 하고자 하는 일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연습을 꾸준히 하셨으면 좋겠어요.
또, 학생분들은 경력이 없기 때문에 원하는 직무에 대한 직접경험을 하기가 쉽지 않은데요. 그래서 간접경험을 많이 하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사소한 근로학생 활동도 좋으니까요. 학교에서 할 수 있는 활동들을 최대한 많이 경험해 보셨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