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자인터뷰] 게임업계 인사담당자에게 듣는 취업 꿀팁(데브켓 스튜디오)
- 작성자안승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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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저 : 잡온(https://mailchi.mp/be1bcfb00593/yuyck1bkrl)
(잡온)Q : 안녕하세요! 현재 어디서 어떤 업무를 하시는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권도영 멘토님)A : 네, 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게임 개발 스튜디오 데브캣의 피플실 실장으로, 인사총무 등 경영지원 전반을 맡고 있습니다. 스튜디오 데브캣은 넥슨코리아 내의 스튜디오였다가, 2020년 분사된 회사인데요. We make play become story라는 비전을 가지고 현재는 마비노기 모바일이라는 신작 게임을 제작 중이에요. 저희는 사내 구성원들을 캣크루라고 부르는데요. 피플실은 캣크루들의 경험이 자신만의 특별한 이야기가 되도록, 제도 기획과 운영, 소통 면에서 최선을 다하는 부서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Q: 게임업계는 창의성을 중시하는 만큼, 다른 업계보다 더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선호한다고 알려져 있어요. 실제로도 수평적이고 자유로운 조직문화를 가지고 있나요?
A: 다른 기계설비 없이 머릿속의 아이디어를 구현해서 재미로 만드는 것이 게임업계의 가치창출인 만큼, 저희는 인재 개개인의 생각과 협업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요. 이런 게임산업의 특징처럼, 저희 데브캣(devcat)은 개발자 Developer와 창조성 Creativity, 진보된 기술 Advanced Technology의 합성어로, 진보된 기술을 바탕으로 창조적 제품을 만드는 개발자 집단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요.
그래서 말씀하신 것처럼, 자유로운 문화가 있어요. 일례로, 사내 게시판이나 커뮤니티에서 직급 직책에 무관하게 각자의 영화 취향이나 아이돌 이야기 등 편히 이야기 나누기도 하고요. 사내 그룹웨어를 통해 각 부서별로 업무 진행사항을 투명하게 공유하며 같은 부서가 아니더라도 느낌이나 감상, 궁금한 점이나 개선 의견을 자유롭게 주고 받기도 해요. 회사 개선 필요점이나 좋은 점에 대한 것도 비교적 쉽게 이야기하는 편이죠. 이렇게 자유롭고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서로를 존중하고 신뢰 속에 일하자는 문화를 가지고 있답니다.
Q : 현재 근무하고 계시는 데브캣은 어떤 점에서 일하기 좋은 회사인지, 또 앞으로의 비전에 대해 간략하게 말씀 부탁드립니다.
A: 데브캣은 We make play become story라는 비전을 가지고 있는데요. 우리가 가진 각자의 추억, 꿈과 같은 특별한 이야기를 게임으로 담자는 의미를 가지고 있어요. 이건 게임을 즐기는 유저분들뿐 아니라, 회사 구성원들에게도 마찬가지인데요. 그래서 이런 비전을 위해, 캣크루들을 위한 다양한 제도를 운영하고 있답니다.
유연근무제, 재충전 휴가, 모성보호 제도를 비롯한 근무 정책이나 단체상해보험, 심리 상담, 사내 어린이집, 복지포인트 등 캣크루들의 워라밸을 위한 제도도 운영하고 있어요. 정기적인 리더십 평가, 다면 평가, 고충상담 채널 등을 활용해서 건전한 근무 환경을 마련하기 위해 힘쓰고 있어요.
Q: 대부분의 기업에서 자기소개서 항목에 지원 동기를 묻곤 하는데요. 지원 동기를 물어보는 이유와, 해당 항목을 잘 작성하는 팁이 있을까요?
A: 지원 동기는 회사와 지원자 본인 모두에게 정말 중요한 요소인데요. 최근, 어렵게 취업하고도 1년 내에 퇴사하는 신입사원들의 숫자가 늘고 있다는 기사를 자주 보셨을 거예요. 이유는 다양할 수 있는데, 자신의 적성이나 관심사를 충분히 파악하지 못한 것이 큰 이유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이렇게 입사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퇴사하는 것은 개인과 회사 모두에게 손해이므로 회사에서는 지원하는 포지션과 적성이 맞는 사람을 채용하려고 하고, 이 부분을 지원 동기로 확인한답니다.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는데요. 취업을 준비할 시절, 경영학과와 심리학과를 복수전공하고 1지망으로 마케팅에 입사지원을 많이 했어요. 하지만 취업한지 1년쯤 지나고 제 이력서를 다시 보니, 저는 인사 업무가 적성에 맞는 지원자였더라고요. 경영학과보다 심리학 학점이 더 높았고, 지도 교수님도 인사관리 전공이었고, ROTC 장교로 복무하면서 교육과 언론 담당하는 정훈공보 병과였거든요. 그래서 마케팅으로 지원할 때마다, 지원동기도 애매하고 면접도 계속 결과가 안 좋게 나왔던 거였어요. 그래서 결국 나중에 지원했던 인사관리 포지션에 합격해서, 지금까지 인사직무를 계속하고 있고요.
지원자분들도 본인 스스로에 대해 충분히 고민해 보고 진로를 결정하셨으면 좋겠어요.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마시고, 그동안 SNS에 내가 주로 어떤 내용을 올렸는지, 내가 주로 어떤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 남들보다 빠르게 배우고 익히는 것이 무엇인지 냉정하게 살펴보길 바라요. 본인의 적성과 관심사는 주변 사람이 더 빨리 발견하는 경우도 있으니, 주변에 의견도 구해보고요. 그렇게 적성에 맞는 관심 분야를 발견한다면, 해당 분야에 지원하실 때 지원 동기를 명확하게 작성하시는 걸 추천드려요. 지원 동기가 명확할수록, 해당 분야가 적성에 잘 맞는다는 것을 어필할 수 있거든요.
Q : 자기소개서를 작성할 때, "이런 표현은 지양하는 것이 좋다!"라는 것이 있을까요?
A: 모든 인간관계가 마찬가지일 텐데요. 거짓말하거나 잘난 체하는 사람을 좋아하는 경우는 없죠. 회사에서의 업무 관계도 인간관계의 하나이기 때문에 마찬가지예요. 물론, 누구나 타인에게 잘 보이고 싶고,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는 특히 자신을 더 꾸미려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서류 심사나 면접에서 거짓말이나 잘난 척을 하는 것은 정말 치명적이에요. 아무리 연기를 잘해도 심층 질문이나 인성 검사, 그리고 제스처나 표정에서 조금씩 티가 나거든요. 다른 지원자와 비교하다 보면, 뭔가 미심쩍은 것이 느껴지는 분은 탈락할 수밖에 없어요.
무엇보다, 그렇게 연기해서 입사에 성공한다고 해도, 매일처럼 계속 연기하며 직장 생활을 하는 것은 본인에게도 너무 큰 스트레스잖아요.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서 성과평가 결과도 나쁠 수밖에 없겠죠? 그러니, 잘 보이고 싶은 마음도 이해하고, 좋은 면만 보여주려 노력하는 것은 괜찮지만, 진실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본인을 위해서라도 좋다고 생각해요.
Q: 면접을 준비하는 팁과, 주로 면접에서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고 질문하는지 알 수 있을까요?
A: 많은 분들이 제한된 시간 내에 자신의 능력을 충분히 보여줄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 때문에 면접을 많이 어렵게 느끼시는 것 같은데요. 이 부분은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저도 지금처럼 제한된 인터뷰 시간 내에 제 생각을 충분히 전달하지 못할까 봐 미리 답변도 생각해 보고 전전긍긍하니까요. 마치, 하루 내내 촬영한 예능 프로의 일부 장면만 보고 특정 연예인에게 안 좋은 기사가 날 수 있는 것처럼, 면접에서도 그런 일이 생기지 않을까 염려할 수밖에 없죠.
그래서 면접을 잘 준비하기 이해서는 미리 예상 질문에 스스로 답변도 해보고 마음을 편히 가지며 여유를 만드는 것이 중요해요.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이 그동안 이뤘던 성취와 도전, 만족스러웠던 일과 아쉬웠던 점들을 써보고 말하면서 리허설해 보는 과정을 꼭 거쳐야 하고요. 면접에 들어가기 전, 긴장 완화를 위해 심호흡을 하거나 자신감 있는 파워 포즈를 취해보는 것도 효과적이에요.
면접관들은 면접에서 입사지원서 내용에 대해 물어보면서 사실 여부를 확인하거나, 모집 분야에 알맞은 역량이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보는데요. 만약 오늘 합격한다면 왜 그럴것 같고, 불합격한다면 왜 그럴지 묻는 질문을 들었을 때 어떻게 답변할지 생각해보세요. 그리고 자신의 장점을 강화하고 단점은 보완하는 노력들을 직접 해보고 그 경험을 기반으로 설명하는 연습을 추천 드려요.
Q : 게임업계의 인사담당자로서, 신입사원에게 바라는 역량이나 태도가 있을까요?
A: 저는 무엇보다 커뮤니케이션 능력이라고 생각해요. 게임이 하나 만들어지려면 게임기획, 아트, 프로그래머, 사운드 디자이너 등 다양한 일을 하는 사람들이 함께 힘을 모아야 하는데요. 이렇게 다양한 생각과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이 협업을 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죠. 단순 협업이 아닌, 많은 사람들의 아이디어를 긴 시간 동안 실제적 게임으로 구현해 내는 일이니까요. 그래서 자신의 생각을 다른 사람도 올바로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전달하고, 자칫 감정에 상처 주지 않도록 피드백하고, 다른 사람의 생각을 이해하는 커뮤니케이션 능력과 상호 존중 사고방식이 게임 산업에서 가장 중요해요. 그리고 그다음이 담당 업무에 대한 전문성, 자기계발 노력 등인 것 같아요.
Q: 취업을 위해 지금도 열심히 노력 중인 학생들에게 조언 부탁드립니다!
A: 취업이 어려워진 지 제법 오래됐고, 채용 전형 과정도 제가 처음 일을 시작했을 때보다 몇 배는 더 어려운 환경인 것 같아요. 그래서 제가 조언이랍시고 얘기하는 것이 괜한 상처가 되진 않을까 싶은 걱정이 있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사부서장이자 선배로서 얘기해 보자면, 당장의 취업이 인생의 징검다리 중 하나라는 점을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지금의 취업, 창업 준비 과정이 인생의 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지만, 일단 한번 밟고 나면 다시 뒤로 되돌아가는 것이 어렵거든요. 첫 직장을 고르면, 다음에 이직할 때 같은 산업이나 직무를 택하는 것이 경력을 100% 인정받을 수 있어요. 업무에 즉시 투입하기 위해 경력자를 채용하는 것인데, 산업이나 직무가 다르면 업무에 바로 투입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일부 경력을 인정받지 못하게 돼요. 마법 수련생에서 마법사로 전직하는 것보다, 마법 수련생에서 전사로 전직하는 것이 더 어려운 것과 비슷하죠.
그러니 지금 밟은 돌이 가라앉기 전에 다음 돌을 밟아야 한다는 조급함이 있을 수 있지만, 그전에 조금 더 앞을 보고 어느 돌을 택할지 잘 고민해보고, 일단 결정했다면 그 결정을 옳게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시길 바랄게요. 인생은 생각보다 길고, 이제 막 취업을 하려는 분은 대부분이 전체 인생의 1/4 정도밖에 안 지났을 테니까요.